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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신법

by 강농이 202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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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이 신의 세계로 숨어 들어왔다.

 

당연히 신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기에 그냥 내버려 뒀다.

인간은 자신이 뛰어난 도둑이라고 자처하며 신의 세계를 맘껏 돌아다니곤 했다. 그것도 잠시 신의 세계에 지루해진 인간은 문득 한 가지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신의 세계에 있는 신법을 보는 것이었다. 신법이란 말 그대로 신이 지켜야 하는 법이었다. 인간은 신법이 적혀있는 책에 자신과 관련된 법을 몇 개 만들어 쓰기로 했다.

그래서 인간은 신법이 있는 장소를 찾아갔다.

 

신법을 보관하는 건물 앞에는 수호천사 두 명이 아프로디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야 오늘 아프로디테님 봤어? 외모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니까?"

"역시 아프로디테님이셔.. .. 매일 아프로디테님이랑 일했으면 좋겠다..."

"네가 그 얼굴로 되겠니 ㅋㅋ

 

수호천사들이 떠드는 동안 인간은 건물 안으로 몰래 들어갔다. 무사히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긴장이 풀렸는지 아까 수호천사들이 얘기했던 아프로디테가 떠올랐다.

인간도 아프로디테를 본 적이 있었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예쁘지 않았다. 아니 정말 못생겼다고 할 수 있었다. 비대칭적인 안면, 주근깨 등등 말로 못 할 정도였다. 인간과 신이 보는 외모는 다른 것 같다고 인간은 판단했다.

 

건물 안은 인간 세계의 박물관과 매우 유사했다. 말로만 듣던 신의 물건들과 무기 같은 것들이 유리 상자 안에 전시되어 있었다. 인간은 그것들이 내는 분위기에 취해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신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신법을 찾으면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이 내 것이라고 써야겠어.“

 

인간은 신법이 어디에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건물 안을 샅샅이 둘러보았다. 영롱한 빛을 내는 수많은 보석으로 장식된 물건들이 계속해서 인간을 유혹했지만 인간은 그럴 때마다 신법을 찾아서 거기에 써야 할 목록들을 늘리기로 하며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인간은 독특한 분위기를 뿜는 통로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이곳이 신법을 보관하는 곳이라고 확신했다.

인간은 조심스럽게 통로 안으로 들어갔다. 통로를 걸어가며 인간은 생각했다.

신법을 보관하는 곳인데 경비가 너무 허술한 거 같은데, 아닌가?, 애초에 신과 천사가 사는 곳이라서 경비가 입구에만 있는 건가?“

통로 끝엔 하얀색 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 앞에 다다르자 인간은 생각을 멈췄다.

그리고 문의 손잡이를 잡아 밀고 들어갔다.

 

인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문 너머에는 자신보다 세 배는 큰 책이 공중에 떠 있었기 때문이다.

책 표지엔 큰 글씨로 신법이라고 적혀 있었다.

드디어 인간의 꿈이 실현되는 시간이었다.

큰 기대를 품고 인간은 책 아래의 모서리 부분을 잡고 표지를 넘겼다.

책의 첫 페이지엔 백지였다. 인간은 페이지를 넘겼다. 다음 페이지도 백지였다.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다. 인간은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겼다. 인간은 신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자 하나의 글씨가 적혀져 있었다.

신법 제11모든 건 신이 말하는 대로 된다.”

인간은 책을 덮고 그 자리를 뜨려고 했다.

하지만 인간은 신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도 못한 채로 사라졌다.

 

인간이 사라지기 직전 신이 사는 장소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신의 세계에 들어온 인간은 사라져라.”

잠시 뒤, 웃음소리와 함께 안도의 목소리가 났다.

하하.. 큰일 날 뻔했네.”

 

 

단편소설 '신법'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다른 상상력 소설을 가져오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a href="https://www.freepik.com/free-vector/leafy-gold-frame-beige-background-vector_19602239.htm#query=note%20background&position=0&from_view=search&track=ais">Image by rawpixel.com</a> on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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